본문 바로가기
기타/일상다반사

배추파동은 국내 식량 위기의 시발점에 불과하다.

by 아라한 GO 2010. 10. 13.

국내 배추 파동은 유통구조 및 생산자, 소비자에게 결코 승자는 남기지 않고 모두가 힘든 피해를 보는 국내 시장구조의 단적인 예를 보여준다. TV에서 중간 유통상들이 문제가 아니냐는 문제점과 보이지 않는 검은손들에게서 문제의 시발점을 찾고 있는 방송은 자주 보았다. 한 중간 유통상의 이런 말이 떠오르네요. "몇해전에는 배추값이 똥값이 되어서 배추밭을 갈아 엎은 적이 있는데 왜? 가격이 떨어 졌을때는 관심을 가지지 않다가 배추값이 오르니까 모든 책임을 중간 유통상에게 떠 넘기려 하나? 우리도 결코 이익을 본것은 없다." 라고 인터뷰를 하더라구요.




종자 산업의 현 시장은 어떻게 재편되었나?

몬산토, 파이오니어, 시젠타라는 기업을 들어 보신 기억이 있으신가요? 아마 이쪽 분야에 관심이 없으시다면 이번기회를 통해서 어떤 기업인지 한번 알아두시면 좋을겁니다. 몇년후면 방송에서 종종 듣게 될 기업들의 이름입니다. 세계 종자산업 시장을 엎치락뒤치락 하고 있는 다국적 기업입니다. 앞서 언급한 3대 종사업체는 2005년 현재 세계 종사 시장의 31.6%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들을 포함한 세계 10대 종자업체들의 시장 점유율은 50%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한번 곰곰히 생각해 보고 넘어가야 할 문제점이 있습니다. 과연 종자라는게 주인이 있는 걸까요? 작물을 길러서 거기서 씨를 받고 그 씨로 다음해에 다시 파종을 하고 하는 순환의 원리는 자연이 인간에게 준 최고의 선물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경제의 논리, 생산성의 논리가 접목되게 되면서 다생산, 종자개량을 명분으로 하여 종자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먹을 거리의 종자에 몇몇 회사의 손아귀에 들어가게 된 현실에서 미래는 더욱 암담함니다. 이들이 씨앗, 종자에 대한 소유권 및 로열티를 상승할 경우 엄청난 비용을 지불할수 밖에 없는 불행한 사태가 곧 다가 올거라 생각됩니다.





국내 종자 산업은 그래도 괜찮지 않나?


IMF라는 거대한 터널은 우리나라의 금융시장 뿐만 아니라 많은 기업들의 줄 도산, 구조조정, M&A를 통하여 시장의 재편을 가져 오게 되었습니다. IMF 이전 국내 종묘 산업은 차근차근 성장해 오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IMF의 검은 장막 속에서 1997년 국내 종자시장의 64%를 차지했던 4대 종자기업인 흥농, 중앙, 서울, 청원종묘는 모두 다국적 기업에 인수돼 토종 종자 및 육종기술이 고스란히 그들의 손아귀로 넘어갔습니다. 현재 국내에서 유통되는 종자 시장은 이들이 5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작물별로도 무, 배추, 고추 종자등을 다국적 기업이 우리나라에 수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가 자주 먹는 대학옥수수 등도 모두 수입종자를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종자 산업의 향후 투자와 기술개발이 없는 이상은 정말 암울 할 수 밖에 없다.





우리 식탁에서 청량고추가 사라질 날이 멀지 않았다.

몇해전 청량고추에 대한 식량 위기를 공중파에서 방송한 것을 본기억이 난다. 원래 청양고추는 1983년에 중앙종묘에서 개발한 개량 종자이다. 청양고추의 이름에 대한 의견도 분분하지만, 현재 이러한 것은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이미 청양고추는 이름만 우리나라의 지역을 따고 있을 뿐, 종자에 대한 주권은 이미 몬산토로 넘어간 상태이다. 청양고추를 개발한 중앙종묘는 1998년 세미니스에 인수가 되었으며, 이후 2005년도에 몬산토에 재 매각되었다. 결국 몬산토가 우리나라에 청양고추의 종자를 팔지 않으면, 우리인것처럼 보이는 청양고추는 더이상 먹을수 없게 되는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다양한 고추의 종자들이 우리나라 것이 아니다. 오이고추는 일본 종묘회사에 소유 되어 있다. ㅠㅠ

우리가 즐겨 먹고 있는 고추는 이미 우리것이 아닙니다. 거대의 자본에 귀속된 해외 수입품입니다. 국내에서 키웠지만, 자본의 논리에 따라 결국 해외에서 역으로 사먹고 있는 꼴이 되었습니다.




자동차, 핸드폰을 팔아 먹을것을 사온다??


결코 우리 식탁에서 고추나 신선 식품들이 사라 지지는 않을 겁니다. 하지만, 가격의 폭등은 계속 다가 올겁니다. 왜??? 답은 간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종자에 대해서 거대 기업들은 엄청난 짓을 하고 있습니다. '터미네이터 종자'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름에서 나타나다 시피, 엄청난 녀석입니다. 옛날 우리 농가에서는 작물을 하고 난다음 채종을 하여 내년을 준비하였습니다. 이것이 농가에서는 내년을 위한 보물이었습니다. 하지만, 거대 기업들에서 구매한 종자들은 채종을 하여도 내년에 씨를 뿌릴경우 제대로된 작물이 아니라 아예 싹을 티우지 않는 1세대 단종 씨앗을 만들어 낸것입니다. 결국 이들이 원하는 것은 시장의 독점 장악입니다. 자가 채종의 길을 싹부터 잘라버리겠다는 겁니다. 농사를 짓기 위해서는 반드시 종묘 회사를 통해서 구입을 해야 하는것입니다. 독점이 무엇인지는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안먹고 살수 있을까요?

집이 낡으면, 고쳐서 살수 있습니다. 옷이 오래되면, 수선해서 입을 수 있습니다. 먹을것이 없다면!!!! 이것은 사람의 생명과 직결 된 문제 입니다. 배추파동, 물론 배추 없어도 먹고 살수 있습니다. 하지만, 배추를 비롯한 거대 종자회사에서 씨앗을 아주 고가격을 판매 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우리는 먹을 것을 엄청난 가격을 주고 사와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될것입니다.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이렇게 이야기 할수도 있습니다. 마트에서 사먹으면 되지, ㅋㅋㅋ. 물론 이런분들은 없겠죠...우리나라의 식량 자급율은 25%를 조금 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25%중에서 쌀의 자급율은 100%에 육박합니다. 결국 쌀의 자급율을 빼고 나면 국내 식량 자급율은 한자리 수로 내려 앉아 버릴것입니다. 그냥 쉽게 이야기 하면 거의 100%로 전량 수입에 의존해야 한다는 겁니다. 우리나라의 수출이 얼마나 늘었니, 차, 핸드폰이 세계 몇위니 경제 강국이니 이런 수치는 결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자동차, 핸드폰 뜯어 먹고 살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핸드폰 100개 팔아서 쌀 한가마니 사오는 날이 머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배추 한포기가 좋은 것은 1만원까지 한다고 하죠...핸드폰 1개를 50만원 정도 하고 하면 핸드폰 한개 팔아서 겨우 배추 50포기 살수 있는 겁니다. 핸드폰의 수요가 떨어진다면 우리는 먹을것을 사올수도 없게 될 날이 올수도 있습니다. 너무 극단적이라고 생각하지는 마세요.



실제적으로 종자, 종묘에 대한 로열티는 계속 올라가고 있습니다. 결국 많은 농가들이 이러한 비용을 지불할 능력이 없을 경우 값싼 수입에 의존할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후기...

우리는 너무 기술중심, IT 등의 정보화 산업에만 치중을 한 나머지 농산업을 한단계 낮은 1차산업으로 분류하고 아래로 보는 아주 않좋은 문화를 만들어 왔습니다. 여러분들이 이 짧은 글이지만 잠시나마 곰곰히 생각해 볼수 있는 기회를 가졌으면 합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큰 일은 이룰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유통회사가 운영하는 거대 마트 보다는 동네 시장을 이용하는 발품을 파신다면 그러한 자본은 우리나라 농가의 자생력과 농산업에 활기를 주리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