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 도전기

귀농에 필요한 예산 자금 계획 수립 시 고려 사항

아라한 GO 2023. 3. 11. 07:30

THEME : 필요한 예산은 어떻게 계획해야 할까?

 

귀농은 진입장벽이 상당히 낮은 산업군에 속합니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이 시골로 내려왔다가 다시 U-턴을 하게 되는 이유는 자금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역 주민 간의 불화, 가족의 동의부족 등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자금력 앞에서는 버텨낼 재간이 없습니다. 

 

 

귀농 자금 찾아보시면, 3억 지원에 빈집 수리비 75,000천 원 이렇게 정책적으로는 규정되어 있으나, 이것 역시 심사를 거쳐야 하고 일부 자기 자금이 없다면 여신 비율(대출비율)은 낮게 책정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3억 지원금으로 알고 계신 분들이 많은데요. 여기서 단어의 정의를 정확하게 해야 합니다.

지원금은 일반적으로는 상환의 의무가 없는 성격의 자금을 이야기합니다.

귀농자금은 대출(융자) 사업입니다.

지식인에 찾아보면 그냥 주는 돈으로 잘못 알고 계신 분들도 있는데 한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저도 아직은 융자금은 신청하지 않았습니다.

농지 구매할 것 아니면 그 정도의 자금은 아직은 상환하는데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럼 필요한 예산, 적절한 자금 규모를 한번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1. 귀농, 귀촌 선택을 확실히 하자.

 

 

귀농과 귀촌은 엄연히 다른 성격의 용어입니다. 그리고 삶의 방식도 다릅니다. 농업에 종사하면서 수익을 내기 위한 직장의 개념이 강합니다. 반면 귀촌은 농촌 지역의 문화, 환경, 삶의 영역을 농촌으로 옮기는 주거 이전의 성격이 강합니다. 따라서 전자는 농지 구매 혹은 임대에 자금의 규모가 크게 들어가는 반면, 귀촌은 거주지(주택)에 높은 예산이 소요됩니다.

이렇게 나의 목적을 명확히 하고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농지도 광활하게 매입하고, 집도 으리으리하게 짓고 살려면 엄청난 자금이 필요합니다. 저는 자금력이 넉넉하기 못한 상황이기 때문에 거주지는 일단 컨테이너(농막)이라고 해야겠죠. 거주 목적은 아니고, 휴식 목적입니다. 

대신 사과 과수원 목적으로 약 1,700평 정도를 매입했습니다. 대부분 관련 책, 설명회, 박람회를 가 보시면 처음부터 땅을 매입하지 말라고 합니다. 

저 역시 앞선 글에서 땅부터 보러 다니지 말라고 분명히 말씀을 드렸습니다. 이건, 아무 계획이 없는 상황에서 땅만 보러 다니지 마시라는 의도에서 적은 글이지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사과 농장의 경우에는 최소 10년 이상 한 곳에서 나무를 키워야 하기 때문에 이동성이 불가합니다. 이럴 경우는 반드시 자경농지가 있어야 합니다. 즉, 자신이 하고자 하는 작물에 따라서 토지의 매입, 임대를 결정해야 합니다.

결과적으로 저는 귀농을 택했고, 과수원을 조성하려는 목적이기 때문에 토지 매입비용으로 지출 규모가 커졌습니다. 사과농장을 중심으로 설명드리면, 최소 경제 규모는 3,000평입니다. 부부가 관리하기에 적당한 크기라고 하는데 중요한 건 부부의 나이입니다. 고령이면 3,000평 과수원도 외부인력의 도움 없이는 힘듭니다.

 


 

2. 내 능력에 맞는 예산 계획을 세우자.

 

 

딱 정답은 없습니다. 그래서 제 기준으로 필요 예산을 말씀드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일단, 집은 배제했습니다. 당분간은 농장으로 1시간 정도 출퇴근 하면서 관리하기로 했습니다.

사과 농장을 조성해야 하기 때문에 토지는 무조건 매입을 했습니다. 시세 차익을 노리는 것도 아니고, 노후를 대비하는 목적도 아닙니다. 사과를 키우기에 필요한 기초 자산을 매입한 개념입니다.

시설 조성 비용 이 부분이 서로 차이가 많이 나는 부분입니다. 시설에 들어가는 비용은 좁은 농지에서 스마트팜을 하게 되면 정말 얼마가 들어갈지 가늠을 할 수가 없습니다. 제가 읽은 자료에서는 600평 딸기 스마트팜 농장 조성하는데 10억이 들어갔다는 기사도 읽은 적이 있습니다. 반면 콩농사 같은 경우는 초기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게 듭니다.

결국 시설 하우스를 활용해서 농작물을 재배할 경우에는 시설비, 난방비 등을 신중하게 고민하셔야 합니다. 최근처럼 연료비가 폭등한 경우에는 농사지어서 남는 게 없습니다. 인건비 역시 만만치 않습니다. 외국인들도 힘든 농장은 기피하는 현상도 종종 보입니다.

저는 사과를 키우기 위한 최소한의 암거배수(유공관), 지주시설(전도방지), 관수시설(급수) 이 정도로 하려고 합니다. 슬램덩크에서 나오는 대사와 같이 그저 '시설은 사과재배를 위해 거들 뿐이라는' 개념으로 자작하고 있습니다. 물론, 돈 들여서 업자에게 맡기면 오와 열이 딱 맞아떨어지면서 이쁘게 농장이 조성되겠지만 자작과 업자에게 맡겨서 조성하는 비용의 차이가 상당히 많이 납니다. 

시설 조성을 해야 하는 경우는 자동차 구입하러 갈 때와 똑같은 심정으로 예산 계획을 세우셔야 합니다.

자금 여유가 30,000천 원 이면, 처음에는 코란도 보러 같다가, 조금만 더 보태면 렉스턴, 거기서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다 보면 예산을 초과하게 됩니다. 작은 지출들이 처음에는 부담되지 않지만 누적된 산출 금액은 상당합니다. 

그래서 처음 예산계획을 잘 세우셔야 합니다. 그리고 조금이라도 자금을 아낄 수 있다면 시설 자작도 고려해 봐야 합니다. 육체적으로는 상당한 노동을 요하지만, 자재수급, 시설제작, 토양 관리 등 나중에 보수를 하더라도 내가 만들었기 때문에 즉각 수리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분명 있습니다.

 


 

3. 상환 능력이 넘어가는 대출은 절대 금물이다. 

 

 

자기 자본 능력이 우수하다면 굳이 농협 대출을 이용할 필요는 없습니다. 아, 농지 담보 대출은 농협에서 취급합니다. 타 기관에서는 농지 담보력은 가치 평가가 어려워 담보력이 떨어집니다. 

앞서 이야기한 자금은 3억 융자 한도에 5년 거치 10년 상환입니다. 3억 원 한도 금액을 융자했을 때, 6년 차부터는 상환 금액이 36,000천 원입니다. 대략적으로 계산한 겁니다. 농사지어서 이 금액을 상환하는 게 만만치 않습니다. 농업인들 대출 없는 사람 없다고 하지만, 이 정도 상환 금액이면 가계 현금 흐름에도 지장을 줄 수 있습니다. 생활비까지 어림 계산하면 최소 1년에 가계예산이 6천은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현재 직장을 다니면서 준비가 가능하다면 직장 생활을 하면서 2~3년 정도 완충기간을 두고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연고도 없는 곳으로 내려가면 정말 적응도 힘들고 말은 통하는데 적응 못하는 이민과 같을 겁니다. 그리고 완전 귀농을 하시는 분들은 별도의 수익을 낼 수 있는 모델을 반드시 만들어야 합니다.

농사지어서 순수익은 상당히 낮습니다. 후하게 계산해서 내 인건비를 빼서 이 정도 남는 거지 내 인건비까지 포함하게 된다면 마이너스 경영이 되어 버립니다.

이런 상황에서 과도한 부채까지 앉고 있다면 가계 부실이 우려됩니다. 

최근에 금리 인상으로 인해서 토지 경매 물건도 상당히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저금리 시대가 끝났기 때문에 최소 5% 이상입니다. 이자 납입은 현실이고, 남의 돈 무섭습니다. 반드시 내가 창출할 수 있는 수익을 고려해서 철저하게 자금 계획을 세우시기 바랍니다.

원래 좋아 보이는 땅은 비싼 법입니다. 그래도 예산 범위를 초과한다면 포기하고 다음 기회를 노리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부동산은 현금화가 어려운 자산입니다. 매입자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팔 수도 없습니다. 

 


 

이런 부분들을 충분히 고려하시고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마무리하면 자신이 어떤 유형으로 하려고 하는지 명확하게 하세요. 

저는 귀농은 사업이자 창업이라고 생각합니다. 겁 없이 뛰어들 수 있는 낮은 진입 장벽이 함정일 수도 있습니다.

자기 보유 자산을 냉정하게 평가하시고 예상되는 지출에 곱하기 1.5배 정도 하시면 실제 지출이 될 겁니다.

생각지도 못했던 지출이 소소하게 많습니다. 그리고 카드거래 안 되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몇 가지 저의 경험담을 이야기드렸는데요. 잘 준비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