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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란다 텃밭

베란다 텃밭에서 맺은 결실...그리고 겨울을 준비하며...

by 아라한 GO 2010. 10. 25.

이제 날씨가 겨울로 접어드는 문턱에 서 있는것 같습니다. 밤낮으로 부는 바람이 많이 차가워 진것 같습니다. 지난주까지는 농촌봉사활동으로 주말에 제 베란다 텃밭을 거의 신경을 못쓴거 같습니다. 작물은 주인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자란다고 하는데 ^^ 신경을 못써 줬는데도 저에게 풍성한 먹거리를 안겨 주네요...



이번에 수확한 작물은 아욱, 근대, 동초시금치, 20일적환무, 서울배추 정도 입니다. 이제 날씨가 추워지다 보니 베란다에서 재배할수 있는 작물 자체가 한정이 됩니다. 일조량도 줄어들고, 기온도 많이 떨어지다 보니 적당한 작물을 찾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처음에는 우리밀, 청보리를 좀 길러 볼려고 했는데, 종자를 구하기 쉽지가 않네요.



치마 아욱일겁니다. 이번에 씨를 여러종류를 뿌리면서 제가 어떤 작물인지 정확히 적어 두지를 않아서 초보자인 저는 좀 헤깔리더라구요. 시장에 가서 비교해 보니까 아욱인 것으로 판명되었습니다. 다음에는 반드시 이름표를 달아 주어야 겠다는 생각 ^^



























좌측은 알타리무 전경입니다. 처음에 심었을때는 정말 더디게 자라더니 어느덧 우측과 같이 자라올라오고 있더라구요. 제가 신경을 못써줘서 미안했지만 이정도로 자라 올라 왔습니다. 다음주 정도면 뽑아서 맛나게 요리해 먹을수 있을정도로 자랄거 같습니다.



적환무를 뽑기위해 대기중이신 우리 따님입니다. 애기 곰돌이도 같이 체험해야 된다고 목마태우고 체험 대기 하고 있는 중이네요.

























사시사철 키울수 있다는 20일 적환무 입니다. 제 블로그의 전속모델인 우리 따님입니다. ^^ 고사리 손으로 뽑으면서 빨간 적환무가 나오자 정말 신기해 하더라구요. 뽑으면서 하는 이야기가 "아빠, 빨간 구슬이 흙속에 있었어요" 하하하하... 나중에 이런거도 하나하나 좋은 추억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주말에 사모님께서 준비해 주신 우리집 식단>

1. '도토리묵'은 우리 사모님께서 도토리 묵 가루를 사서 집에서 직접 만들어 봤습니다. 옆에서 지켜 보니까 생각보다 어렵지 않더라구요. 가루가 조금 비싸기는 한데 만드는 재미도 있습니다. 한번 도전해 보세요. 가루는 농협마트에서 구입했어요. 여기에 제가 기른 적환무 쏭쏭. 아욱도 쏭쏭...^^

2. '검은콩 전' 이것두 사모님께서 직접 콩을 불려서 갈아 만든 작품이네요. 맛자체는 심심합니다. 별다른 양념은 많이 넣치 않고 한거라  새우젓이랑 같이 먹으니 막걸리 형님이 저를 부르네요

3. '돼지고기 앞다리' 나름 비법 양념을 넣으신거라고 하는데. 마늘, 생강, 된장이 다라고 합니다.

4. '된장찌게' 제가 제일 좋아하는 메뉴중에 하나 입니다. 우리 꼬멩이도 같이 먹어야 해서 매운고추는 넣치 않고 감자랑, 양파, 서울배추 쏭쏭 넣어서 된장국과 된장찌게의 중간정도 입니다.





















...그리고 겨울을 준비하며...


크고작은 화분들을 합쳐서 족히 20개 정도가 겨울에 심을 작물들을 위해서 대기중에 있습니다. 먹을것을 재배하는 즐거움과 짬짬히 일할수 있는 즐거움이 합쳐서 행복이 되는거 같습니다.



간만에 주말에 쉬면서 베란다 텃밭도 가꾸고 나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사모님이 차려주신 점심을 먹으면서 당근 막걸리를 한잔했습니다. 베란다에는 따듯한 햇살이 들고 적당히 일을 해서 땀도 나고, 우리딸은 새싹들을 보면서 즐겨워하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울에 와서 살면서 직장생활을 꾸준히 해 오면서도 내가 행복이라는 단어를 떠올렸던 적이 몇번이나 있었는지 하구요. '월급날? 생일날?' 과연 자연스럽게 '아~~~ 내가 지금 행복하구나' 하고 느낄수 있었던 적이 있었던가 하는 기억 말입니다. 지금 내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공간의 따사로움이 나의 행복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베란다에 작물을 키우면서 잃은 것은 하나도 없는것 같습니다. 그럼 얻은 것은 무었이냐구요? 자신감, 생명의 신비, 가족의 행복, 먹는 즐거움, 키우는 즐거움 하하하하...


단, 뒷정리 제대로 하지 않으면 사모님한테 쪼입니다. 조심하세요. 
티비보고 낮잠자는 주말의 작은 변화를 안겨 드릴수 있을겁니다. 베란다가 없으시더라도 실내에서 키울 수 있는 식물들이라도 조금씩 도전해 보시면 삶의 작은 변화를 느끼실수 있을꺼라 자신합니다.


씨앗을 심고, 가꾸고, 재배하고, 이런 과정을 반복할때마다 시간의 흐름과 절기의 변화를 느끼게 됩니다. 하루하루 지내다 보면 내가 왜 사는지 어디로 가고 있는지 그 끝을 알수 없어 고민에 빠질때가 종종 있기 마련이죠. 모든 생명은 자연의 섭리에 따라 순응하고 삶의 순환을 반복합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어디쯤 와 계신가요? 그리고 당신에게 진지하게 묻고 싶습니다. "진정 지금 행복하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