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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일상다반사

새벽에 들어온 후배의 자살예고 문자

by 아라한 GO 2011. 1. 6.
저는 개인적인 취향때문인지 핸드폰으로 전화하고 문자보내고 하는것을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새벽에 스팸문자 들어오는 것을 무지하게 싫어 합니다. 좋아하는 사람은 없겠죠. ㅠㅠ

때로는 숙면에 방해가 되어서 핸드폰도 같이 잠재우기도 합니다.

두달전 일인거 같습니다. 새벽에 문자가 하나 들어 왔습니다.

정확하게 새벽 1시 23분이네요. 제가 좀 늦게 자는 편이기는 하지만 딱 잠자리에 누웠던 시간입니다.

문자가 "띠리링" 울리길래 부시기하게 눈을 뜨고 봤습니다.

제 핸폰이 좀 옛날꺼라 화면이 작아서 잘 않보입니다.

않그래도 액정이 작은데 멀티메일(이미지)로 와서 더 않보이더라구요.

첨에 보고 뭔 내용인지 몰라서 여러번 읽었습니다. 순간 머리가 백지처럼 하얗게 되었습니다.

살아가면서 내가 이런 문자를 받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자살 예고 문자 였습니다. 

우리나라 자살율이 높다고는 하지만 이런 문자를 받을 줄이야.

보낸사람은 제가 아끼던 후배더라구요. 

같은 대학 고향후배인데, 써글써글하고 해서 친하게 지내던 녀석입니다.

문자내용이 돈도 싫고, 세상도 싫고, 사람도 다 싫답니다. 

30살이 넘어도 제대로 취업도 못하고 아르바이트로 서울에서 힘들게 힘들게 살아 왔거든요.

정말 문자를 여러번 봤습니다. 짧은 시간 이지만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저는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제가 그 녀석을 믿었던 탓이기도 합니다. 

저말고도 다른 사람에게 문자를 보냈던 모양인데, 

경찰에 연락도 취하고 난리가 아니었나 보더라구요.

얼마전 만나서 말로 반쯤 죽여 놨습니다. 성격 같아서는 확 후두려 패주고 싶었습니다.

우리나라 자살율이 OECD 국가 중에서 1등이라고 합니다. 

내 주변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걸보니 정말 그 뉴스가 피부에 와닫더라구요.

우리나라가 왜 이렇게 살기 힘든곳이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사촌동생에게 꿈이 뭔지 물어 봤습니다. 대답이, 돈 많이 벌어서 잘 사는 거랍니다.

우리 젊은 세대들이 점점 꿈도 없어지고, 

미래에 대한 계획도 없어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입니다.

자본주의가 돈 없으면 비참해 지는 구조이기는 합니다. 돈이 모든 것을 해결해 주지는 않습니다.

제가 저 문자를 받은 뒤로는 밤에 잘때 독특한 버릇이 생겼습니다.

자기 전에 반드시 핸드폰이 꺼졌는지 확인을 한다는 겁니다.

이것두 스트레스로 작용하나 봅니다. 

그 녀석, 지금은 그럭저럭 정신차리고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늘 걱정입니다. 자살 시도자의 재자살 시도율이 상당히 높다고 하더라구요.

어떤 결론도 없는 포스팅 이지만...

답답한 마음에 한번 적어 보았습니다. 

자살을 생각하기시 전에 당신은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사람이고, 고귀한 생명이라는 것을 

반드시 알았으면 합니다.

아..그리고 삶이 힘들어 하시는 분들을 위해서...남겨 드립니다. 자가 진단도 있으니 필요하신분은

한번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자살을 시도하려는 사람들은 사전에 징후가 나타난다고 합니다. 

바쁜일상을 살아가지만 지인분들 중에 힘들어 하시는 분이 있다면 잠시라도 주변을 돌아 볼 수 있는

여유 있는 세상이 되었으면 합니다.

▶ 한국 자살예방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