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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모음] 짧고 감동적인 시 - 학부모의 마음에 와닿는 좋은시

by 아라한 GO 2013. 11. 4.



[좋은 시모음] 짧고 감동적인 시 - 학부모의 마음에 와닿는 좋은시


오늘은 월요일 이고 하니 가벼운 마음으로 시한편 소개해 드리고 가려하는데요. 이전에는 지하철 타고 출퇴근 하는 거리가 길어서 소설책이나 에세이를 주로 읽었었는데... 요즘은 지하철 출퇴근 시간이 급격하게 줄어드는 바람에 장르를 좀 바꾸었답니다. 그나마 시나 단편집이 읽기에는 딱 편하더군요.


시한편 읽을때 마다 짧은 것은 좋은데 생각도 많이해야 되고 시인이 무슨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것인지를 파악해야 하기 때문에 있는 그대로를 받아 들이는 좋은시도 있지만 은근 생각을 많이 해야 되더군요.


정말 제가 읽으면서 저의 상황에 완전 와닿는 짧고 감동적인 시 한편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아래 사진과도 조금 매칭이 된다는 ^^



성장한 아들에게


- 작자 미상


내 손은 하루 종일 바빳지.

그래서 네가 함께 하자고 부탁한 작은 놀이들을 

함께 할 만큼 시가닝 많지 않았다.

너와 함께 보낼 시간이 내겐 맣지 않았어.


난 네 옷들을 빨아야 했고, 바느질도 하고, 요리도 해야 했지.

난 말했다.

"조금 있다가 하자, 애야."


밤마다 난 너에게 이불을 끌어당겨 주고,

네 기도를 들은 다음 불을 꺼주었다.

그리고 발끝으로 걸어 조용히 문을 닫고 나왔지.

난 언제나 좀 더 네 곁에 있고 싶었다.


인생이 짧고, 세월이 손살같이 흘러 갔기 때문에

한 어린 소년은 너무도 빨리 커버렸지.

그 아인 더 이상 내 곁에 있지 않으며

자신의 소중한 비밀을 내게 털어 놓지도 않는다.


그림 책들은 치워져 있고

이젠 함께 할 놀이들도 없지.

잘 자라는 입맞춤도 없고, 기도를 들을 수도 없다.

그 모든 것들은 어제의 세월 속에 붇혀 버렸다.


한때는 늘 바빴던 내 두손은

이제 아무것도 할 일이 없다.

하루 하루가 너무도 길고

시간을 보낼 만한 일도 많지 않지.

다시 그때로 돌아가, 네가 함께 놀아 달라던

그 작은 놀이들을 할 수만 있다면.





류시화의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이라는 시집을 한번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짧고 감독적인 시들이 다수 있는데요. 이 [ 성장한 아들에게 ] 라는 시를 읽으면서 정말 학부모가 될 저에게 확 마음에 와닿는 내용이더군요. 지금은 아이가 7살 이기 때문에 놀아달라고 떼를 쓰는 것이 많이 줄었습니다. 저 역시 아이가 어릴때는 내가 힘들어서 혹은 할 일이 남아 있어서...


"조금 있다가 놀자. 내일하자! 다음에 하자!" 라는 핑계로 그냥 아이가 잊어 버려 주기를 바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요즘 함께 잘때는 이런 생각을 합니다. 지금은 아빠 옆에서 자겠다 혹은 엄마 옆에서 자겠다라고 고집을 부리지만... 이 시기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그리고 조금 더 커서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를 진학하게 되면 부모와 자식의 교집합은 점점 더 줄어 들것이라는 생각을 하니 조금은 서글퍼 지더군요. 아마 우리 부모님도 그랬을 겁니다. 오죽 했겠습니까... 아들 2명의 집이었으니... 원래 경상도는 좀 무뚝뚝한 분위기이니 더하겠죠 ^^


요즘은 다시 새로운 시도를 좀 하고 있습니다. 뭐... 짧은 시 한편이 어쩌면 하나의 촉진제가 되었는지도 모릅니다. 지금 이 시간을 알차게 쌓아 나가다 보면 10년, 20년이 지나서도 자녀와 좋은 관계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


아마 어린 자녀를 둔 학부모의 입장에서 이 시를 읽으면 감독적인 시 라는 것을 확~~~ 느끼 실 수가 있으실 겁니다. 지금 현재에 충실하고 시간이 지나면 되돌릴 수 없고 그 때만 즐길 수 있는 것은 충분히 만끽하시고 역사를 만들어 가시기를...


그럼 여기서 나름 좋은 시 모음의 첫 포스팅을 마무리 하겠습니다. 짧고 감독적인 시로 즐거운 하루 시작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