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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일상다반사

지하철 잡상인, 웃지 못할 그들만의 룰

by 아라한 GO 2010. 12. 3.
 

도시생활을 하다보면 하루의 시작과 끝은 항상 대중교통을 이용하게 되죠. 
지하철, 버스가 주요 교통수단 일거라 생각합니다. 자차 운전자는 제외 ^^. 버스는 
잡상인이 별로 없는데 비해 지하철은 출퇴근 시간을 제외하고는 잡상인들을 어렵지 않게 
만나게 됩니다. 때로는 귀찮을 정도로 자주 들락 날락 하기도 하는데요. 살펴보면 정말 
판매하는 품목도 다양합니다. 양말부터 반창고, 심지어 바지도 파는걸 봤습니다. 

오늘 이야기는 지하철 타고 다니면서 하도 할 일이 없어서 그분들을 관찰한 보고서 정도로
생각하시면 될겁니다. 

이야기는 바야흐로 한 딱 11년 전쯤 되겠습니다. 99년도 였네요 ^^ 제가 제대하고 학원을 
다니면서 (부산) 서면~부산대역까지 항상 지하철을 타고 다녔습니다. 그러다 보니 늘상 
만나게 되는 잡상인은 같은 시간에 만나게 되는 경우가 많더군요. 그러면서 그 분의 
패턴을 한번 유심히 보게 되었습니다. 아~ 나중에는 어쩌다 보니 인사하는 사이가 
되어 버렸습니다. ^^




세월이 지나면서 이분들의 영업전략도 상당히 발전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가 
그 당시 분석한 자료를 보면 조금 재미 있습니다.

아...그리고 그 당시에 '도를 아십니까'도 상당히 유행을 했습니다. 서면 롯데 백화점 
지하도에서 하루에 세번 걸린 적도 있으니까요. 본론에 들어가기 전에 '도'이야기도 살짝 
하겠습니다. 이 '도를 아십니까' 하시는 분들 자세히 보면 절대로 혼자 않다닙니다. 
늘 둘이서 조를 이루어서 이동하구요. 그리고 조금 유심히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주변을 
잘 살펴보면 기둥서방 혹은 기도 같은 사람이 한명 더 있습니다. 제가 분석한 바로는 세분이 한조를 이루는거 같더라구요. 우발적인 사태 혹은 영업에 성공해서 '제사'를 지내러 갈때 
세명이 같이 고객(?)을 모시고 이동하더라구요. 


아 다시 지하철 잡상인 이야기로 돌아가서요. 이 지하철 잡상인 선생님들도 잘 보면 절대 
혼자서 행동하지 않습니다. 요즘에는 혼자서 프리랜서로 활동하시는 분들도 있는거 같던데. 이전에는 두분이서 늘 항상 같이 이동을 하시는 걸 발견 할 수 있었습니다. 어떻게 
알았냐구요? ^^ 친구랑 둘이서 그들의 행동 패턴을 유심히 봤었거든요. 심지어는 따라서 
같이 옆칸으로 이동도 해봤습니다. ㅋㅋ 제대하고 참 시간이 여유로웠었죠. 

자 그럼 어떻게 이동하는지 동선을 한번 보여 드리겠습니다. 
거기에 앞서 간단하게 아래 그림의 용어를 설명드리겠습니다.

아래 보이는 하얀네모가 바로 열차의 한칸입니다. 보통 한량이라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A, B'는 옆칸으로 이동할 수 있는 통로(문) 입니다. '1~6' 번까지는 출입문입니다. 




노란색으로 표시된 부분이 바로 잡상인 선생님들의 최초 이동 경로 입니다. A문을 통해서 
들어온 다음 붉은색 혹은 2번 출입문 정도에 서서 설명을 시작하게 됩니다. 바로 좌판을 
펴는곳이죠. 

그리고 붉은 색으로 색칠된 부분이 바로 '바람잡이'의 이동경로 입니다. 1번 문으로 들어온 
다음 붉은색 Zone 으로 이동을 합니다. 자 그러면 잡상인과 바람잡이가 같은 칸에 타고 있죠.

이제 막 잡상인 선생님이 설명을 합니다. 1번~6번 출입문 지역까지 왔다갔다 하면서 
상품도 보여주고 자세히 설명을 합니다. 근데 여기서 문제가 생깁니다. 보통 선뜻 
첫번째로 사는 사람이 없습니다. 

'쉽게 이야기 하면 희생타를 치는 사람이 없다는거죠.'

바로 이때 바람잡이 분이 붉은색 Zone에서 손을 들면서 잡상인을 부릅니다. 

이때 보통 잡상인은 1번 출입문 쪽에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야 바람잡이가 크게 부르거든요. 이게 바로 흔히 이야기 하는 '주변환기', 
'이목집중' 입니다. 주변 사람들의 이목을 끌게 하는겁니다. 그리고는 이런 저런 이야기도 
없고, 물건을 잘 살펴 보지도 않고 바로 삽니다. 

이때 또 한가지 중요한 포인트 보통 바람잡이들은 지갑에서 돈을 꺼내지 않습니다. 
주머니에 그 물건에 해당하는 금액이 딱 맞춰져서 나옵니다. 준비를 항상 하고 있는거죠. 
그리고 중요한 것 하나 가방(백)을 큰것을 들고 다닙니다. 여러칸을 이동하다 보니 그만큼 
보관할 수 있는 수납공간이 필요한거죠.

이렇게 볼때 이론상으로 한칸에서 하나의 물건만 팔아도 괜찮은 장사 아니겠습니까...보통 
한사람이 선뜻 사면 주변 사람들도 조금 관심을 보이기 마련이거든요.

이렇게 한두개 정도 팔면 다음 칸으로 이동을 하게 됩니다. 


이때 잡상인 선생님은 B출입문을 통해서 다음칸으로 이동합니다. 
그럼 바람잡이는 어떻게 이동할까요. 딱 보이죠. 3번 출입문으로 나가서 다음칸의 
1번 출입구로 들어가서 동일한 동선을 따라서 이동을 하는겁니다. 




혹, 지하철에서 동일한 상품을 파는 것을 보신적이 있나요? 저는 거의 못본거 같습니다.
그리고 혹시 한칸에 동시에 두분이 들어 오시는것을 본적이 있으신가요? 하하...이런 
경우는 간혹 본거 같습니다. 

이때 보통 겁나게 싸우거나 아니면 한분이 살짝 상도의상 피해 주더라구요. 저는 얼마전 
4호선에서 대판 싸우는것을 목격한 적도 있는데요. 승객들이 신고하고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참 웃겼습니다. 

한분이 시간표 같은 것을 꺼내더라구요. 그러면서 지금 이시간에 
'당신이 여기 있으면 어떻하냐'고 윽박을 지르시더군요. 


'아~ 이게 바로 타임 스케줄'이구나. 아마도 비슷한 곳에서 물건을 떼오다 보니 거기서
타임 스케줄을 잡아 주는 걸수도 있을꺼 같습니다. 암튼 그걸 보면서 완전 웃겼습니다. 
제가 생각했던것 보다는 상당히 체계적으로 잡상인 분들의 세상이 돌아가는거 같더라구요. 






좀 지난 이야기를 소재로 한번 웃어 보고자 포스팅을 해 봤습니다. 사실 저두 지하철에서 
막 떠들고 이런거 상당히 싫어라 하는 편입니다. 그런 것들이 싫어서 늘~~~ 이이폰(커널형) 끼고 완전 차음을 하고 책을 보거나 영화보거나 하는 편입니다. 한편으로 생각하면 
그분들도 다 사정이 있겠지만, 좀 제대로 된 상품을 판다면 뭔 잘못이 있것습니까. 

제가 한번인가 사본거 같은데 정말 물건이 꽝이더군요. 반창고 한번 사본거 같은데. 
접착부분이 끈적끈적해서 잘 딱이지도 않고 아주 불쾌감 짱이었습니다. 

여러분도 지하철 타고 다니면서 그냥 시끄럽다고 불쾌해 하지만 마시고, 유심히 한번 
그분들을 살펴보면 은근 재미도 있습니다. 

다음에는 구걸하시는 분들에 대해서 한번 적어보고자 합니다. ^^ 과연 재미가 있을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