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군대 이야기를 해 보는것 같습니다. 제가 97군번이니 정말 제대한지도 오래 되었네요. 이런 군대 이야기를 악랄가츠님이 하셔야 제맛인데 말이죠. 쩝...
<이런 후임병 오면 저는 후달달~~~> 출처:스포츠동아
최근에... 아니 최근이라기 보다는 오래전부터 이런 기수열외는 존재 했습니다. 군대 기수열외란... 군대를 다녀오지 않으신 분들은 잘 모르실수 있습니다.
해병대의 경우 기수라는 개념이 있지만. 제가 나온 보병같은 경우는 '서열' 쉽게 이야기 하면 입대일자를 가지고 위아래를 따집니다. 96년도 2월군번. 이것이 해병대에서 이야기 하는 기수와 비슷하겠죠. 그냥 기수라고 통일해서 이야기하겠습니다.
제가 군복무 할때도 기수열외는 있었죠. 기수열외당하면 참... 거시기 합니다. 거의 '기수열외 = 투명인간'이 되어 버리니까요.
위에 고참들도 기수열외된 사병에 대해서는 무관심. 후임병들도 무시해 버립니다. 그도 그럴것이 작업을 하던. 밥을 먹으러 가던. 운동을 하던. 기수열외된 사병은 그 누구도 같이 하자. 같이 밥먹자. 같이 간식먹자. 이런 이야기를 하지를 않습니다. 아주 잔인하죠.
군대 문화가 상명하복의 조직문화이다보니 윗선. 그당시에는 기지개, 우리 부대에서는 '서무병'이라고 불렀었죠. 상병 말호봉에서 병장 이호봉 정도의 계급에서 서무병을 하는데요. 이 서무병들이 기수열외 병사를 찍어 버리면 끝이었습니다.
제가 중대에서 관심사병을 담당했기 때문에... 기수열외 당한 사병들의 고통을 조금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기수열외 당한 사병들을 보면 그 나름대로의 문제도 있습니다. 또한 본인의 문제라기 보다는 군대문화가 그를 품어줄 시스템이 없다는 거죠.
애시당초 군대를 오면 않되는 그런 친구도 봤습니다. '모포 알레르기' ㅠㅠ. 그 당시만 해도 품질이 그닥 좋지가 않았기 때문에 진드기 이런게 많았던거 같습니다. 저 보다 한달 고참이었는데. '모포 알레르기' 때문인지 발작을 하더라구요. 이런 친구는 어떻합니까. 저녁시간, 아침시간 모포 펴고, 정리할때 열외입니다. 당연히 고참들 한테 미운털 박히겠죠. 이등병이... 갖 전입와서 남들다 모포 정리하고 있는데 혼자서 저 옆에서 각잡고 앉아 있으니... 본인은 알레르기 때문에 힘든것 보다 이런 남들의 시선이 더 무서울겁니다.
여기서 더 큰 문제는 이런 힘든점이 있는 병사들을 '잘못받은 병력'으로 취급해 버립니다. 이런 병사 하나 때문에 윗선, 간부 줄줄이 좀 귀찮아 진다고 생각을 하더군요. 자연스럽게... 기수열외 됩니다. 그 병사가 무슨일을 하던 귀찮아 진다는거죠. 그리도 또한 '관심사병'으로 등록됩니다.
그 당시만 해도 관심사병이라고 해도 별다릴 해줄게 없습니다. 일정이 있기 때문에 그냥 둘수도 없는 노릇이구요. 그냥 남들과 같이 어울려는 다니지만... 군중속에서 기수열외당하면 그냥 혼자일 뿐입니다...
기수열외 병사는 다른 병사들이 관심은 가져 주지 않지만... 제약은 많이 생깁니다. 전화도 자주 못사용하게 하고... 독서... 등등 아...이건 97년도 당시의 이야기 입니다. 지금은 많이 달라 졌으리라 생각합니다. 요즘은 인터넷도 간간히 사용을 하더라구요.
그리고 훈련나갈때도 기수열외되면 되도록 사격훈련은 않시킵니다. 불안하거든요. 정말 사격훈련은 잘못하면 목숨이 왔다갔다 하기 때문에 모두가 불안한거죠.
기수열외... 지금이나 제가 군대생활할때나... 이런 문제는 반드시 생길겁니다. 그리고 사람이 단체로 모여서 생활하다보니 이런 문제는 생길 수 밖에 없을꺼구요. 하지만. 기수열외를 당해도 별 도리가 없습니다. 기수열외 당한 사병이 나 잘할테니 기수열외 시키지 말아 달라... 현실적으로 힘들구요.
간부급에게 이야기해도 그닥 관심을 않가집니다. 왜냐면... 사병들 간의 서열이 있기 때문에 왠만하게 문제 생기지 않으면 간부들은 크게 신경을 쓰지 않죠.
관심사병을 담당하면서... '기수열외'당한 병사들과 저도 같이 면담을 자주 참여해 봤었습니다. 나름 기수열외 당할 만한 이유도 있습니다. 단, 그 이유가 '군대'에 왔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들이죠. 어쩔 수 없이 나라의 부름을 받고 오기는 왔지만.
군대의 특성상 그런 개개인의 특성을 받아 줄 수는 없는게 현실이구요. 결국은 이런 기수열외를 당하게 되면 자괴감에 빠지고 사회에서는 이러지 않았는데. 내가 왜이러나... 제대 할려면 아직 깜깜이고. 같은 내무반 생활을 하다보니 매일 얼굴을 보고 살아야 하고. 그렇다고 다른 부대 전출 가더라도... 본부대에서 기수열외였다는 것은 다 소문나있고.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을 수도 있습니다...
이번 해병대 사건 뿐만 아니라 아직까지도 이런 기수열외가 여러부대에서 존재할겁니다. 제가 군생활을 빡시게 전방에서 한것은 아니지만... 집에서 귀하게 자란 아들들이 국방의 의무를 하기 위해 입대를 했다가... 부모님들의 가슴에 못을 박는 이런 슬픈 일은 없어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기타 > 일상다반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육아블로그] 잠자리잡기 삼매경, 아빠보다 잠자리 잘 잡네. (48) | 2011.07.14 |
---|---|
[개고기 논란] 개고기 문화, 개고기 반대?, 개고기 찬성? (43) | 2011.07.11 |
[길고양이 이야기] 비오는날 따듯한 마음씨로 길고양이를 보살피던 장면을 목격하고... (49) | 2011.07.04 |
[컴퓨터 폐기] 컴퓨터 버릴때, 컴퓨터폐기 할때 개인정보유출 주의! (40) | 2011.06.06 |
만우절이 이어준 인연, 만우절에 고백을 해보세요. (10) | 2011.04.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