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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 도전기

성공적인 귀농 단계 2. 창업 마인드로 신중한 아이템 선정

by 아라한 GO 2023. 3. 9.

THEME : 마인드, 아이템, 자본을 고민해야 한다.

 

2023년 3월 9일 현재 창밖에는 비가 온다. 

농업인에게는 휴식의 하루이자 동시에 내일 일을 준비해야 하는 소중한 재충전의 시간이다.

지난주 금요일부터 사과농장 시설 조성에 착수했다.

땅이 녹기 전까지는 시설작업을 할 여건이 되지 않아서 미루어지던 일을 시작한 것이다.

 

누차 이야기 하지만 귀농이 무슨 벼슬이 아니다.

그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다.

나는 여러 책을 읽으면서 창업이라는 생각을 서서히 굳히게 되었다.

내 철학으로 삼았다. 인간이라는 것이 마음이 흔들려 계속 내가 하는 일이 맞는 것인지 흔들린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확신을 가지려고 한다.

그런데 남이 내 결정을 대신해 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내 자금 상황, 이유를 모르기 때문에 더더욱이 정확한 결정을 도와줄 수 없다. 그러하기에 철저하게 내 마인드 무장을 해야 할 것이다.

 

자. 그럼 이제부터 제 생각을 풀어 보겠다.

 

창업이다.

 


 

첫째. 창업을 한다는 마음으로 가짐으로 철저히 다짐하자.

 

 

이유는 여러 가지다.

일신상의 문제로, 도시 생활에 지쳐서, 농촌에서 새로운 기회를 잡고 싶어서 등등 다양하다. 나도 비슷했다.

하지만 마음 한 구석에서는 돈을 벌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성공 사례집을 보더라도 강소농이라는 이름의 성공한 농부들을 소개하고 있다.

나도 그렇게 되고 싶었다. 하지만 초기 자금이 많이 들어가는 것이 바로 농사다. 

초기 소요 비용을 간단하게 정리해 보자. 

 

  • 농사지을 땅이 있어야 한다.
  • 농막 : 집이 근처라면 상관없지만 일하다 쉴 공간이 필요하다.
  • 종자구입비용도 필요하다. 
  • 관수 시설, 방재 비용 즉 경영비가 필요하다.
  • 기타 운영비용도 발생한다. 집이 멀다면 걸어갈 것인가?
  • 땅을 관리하는 비용도 발생한다. 퇴비, 비료는 구입비용도 있다.

 

간단하게 정리해도 이 정도의 비용이다. 물론, 초기 자금이 많다고 해서 무조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나는 창업이다라는 단순한 공식을 세웠다.

혹자들은 그냥 할 일 없으면 시골 가서 농사나 지을까 하는 생각을 하지만, 판매가 가능한 정도의 생산물을 만드는 것이 생각만큼 쉬운 일은 아니다.

아마추어의 작품을 비용을 주고 살 사람이 얼마나 될까. 잘 고민할 문제다.

그래서 철저하게 창업을 한다는 마인드로 임해야 한다.

마음이 앞선다고 잠시 떠오른 생각이 나의 다짐이라고 착각하지 말기를 바란다.

시간이 지나면서 땅이 다져지듯이 내가 내 결정을 후회하지 않을 단단한 마음이 되어야 한다. 

결정을 하면서 흔들리고, 배우자의 설득에 흔들리고, 현장에 가서 농업인의 이야기를 들어 보고, 최종적으로 농사일을 거들어 보면서 많이 흔들리게 된다.

내 체력이 될까? 이게 돈이 될까? 이런 생각들 말이다. 

이런 흔들리는 마음을 내가 이겨 낼 수 있을 때 결정하면 된다.

어렵다면 한도 끝도 없이 어렵고 쉽다면 그냥 짐만 싸서 가도 되는 것이 귀농이다. 그 선택은 나에게 달린 것이다.

 


 

둘째. 농사는 평생직장이다.

 

 

나 역시도 많이 흔들렸다. 그래서 나 자신에게 많이 묻고, 시간도 주고, 현장에서 일할 기회도 많이 주었다. 

흔들렸던 마음이 안정된 것이 대략 1년 정도 걸린 것 같다.

땀 흘리면서 일하는 것이 낭만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그게 내 평생직장이 된다는 것은 쉬운 결정이 아니다.

사회에서 회사를 바꾸는 것이야 상대적으로 쉽게 내릴 수 있는 결정이지만, 회사를 창업하고 폐업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직을 하는 것처럼 이력서 내고 면접 보고 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창업을 할 때, 폐업을 할 때 절차, 서류, 성공과 실패에 대한 책임, 채무관계 등 많은 책임이 따르게 된다.

농사도 그 프로세스는 비슷하다. 귀농을 해서 리턴하는 경우도 많다. 나도 많이 보았다.

누군가는 실패해서 돌아가는구나라고 이야기하지만, 나는 좋은 경험을 하고 또 다른 시작을 위해 준비를 하는구나라고 생각한다. 

성공과 실패는 내가 선택하는 것이지, 결론에 의해서 결정지어지는 것이 아니다.

작은 하나라도 배웠으면 된다. 다음 결정을 위한 밑거름이 되었다면 그것으로 비싼 수업료를 내고 소중한 경험을 배운 것이다. 

평생직장이니 만큼 장점도 많지만 단점도 존재한다. 직장을 옮길 수가 없다.

거의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 특히 과수농사의 경우는 초기에 투자되는 시설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시설 조성에서 갱신(사과나무를 다시 심는 것)까지 한 주기가 12~15년 정도 된다.

그전에 폐원을 하게 되면 얻는 것보다 손실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 다른 농사도 비슷하다.

내가 농사를 하면서 평생을 여기에 바칠 수 있는 각오가 서야 한다.

대단한 것은 아니다. 그냥 땀 흘리고,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내 능력을 조금씩 키워나간다고 생각하면 된다.

좋은 이웃을 만나기만 바라지 말고, 내가 먼저 원주민들의 좋은 이웃이 되려고 노력하는 등 집과 가까운 곳에 내 직장이 생겼다고 생각해도 된다.

 


 

셋째. 정해진 절차는 없지만, 땅부터 보러 다니지 마라.

 

 

분명 정해진 절차는 없다. 하지만 내가 귀농귀촌지원센터에서 제시해 주는 절차를 이야기한 것도 이유는 있다.

그렇게라도 따라가면 중간에 실패할 확률이 줄어든다는 것이지, 반드시 성공한다는 것은 아니다.

그렇게 해서 성공한다면 모두 다 그렇게 되게?

정해진 절차는 없다. 하지만 딱, 한 가지 당부드리고 싶은 이야기는 제발 땅부터 보러 다니지 마시기 바란다.

특히 개발 호재에 귀가 솔깃해서 보러 다니지 마시기 바란다.

그리고 내가 내 직장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누군가의 도움이 지나치게 받으려고 하지 말자.

특히 내 친척이 그러던데 이 땅이 나중에 편입되어서 오를 확률이 있다는 등등의 이야기들 말이다.

혹은 부동산의 이야기들 말이다. 

당신은 모르는 영업 전화를 받고서 어디 땅에 투자하라고 하면 선 듯 투자하는 스타일인가? 그럼 호구다.

지역마다 작목반이 있고, 특산물이 있다. 즉, 주력 생산물이 있다는 이야기다.

그럼 그 땅의 성질, 지형 등 그곳에서 잘 자란다는 이야기다.

포도 주산지에 가서 나 혼자 사과농사 지을 땅을 알아보는 것은 가능은 하지만 불리한 요소가 많다. 

일단, 사과농사가 잘되는 지도 알 수가 없다. 기술도움을 받기도 힘들다. 판매도 한계가 있다.

물론, 마케팅 능력이 뛰어나다면 다른 이야기다. 부동산에 물어봐도 모른다.

부동산은 말 그대로 땅을 소개해 주고, 거래를 시키려고 하는 곳이다.

당신의 농사, 귀농을 도와주기 위해서 있는 곳은 아니다. 수익 사업을 하는 개인사업자들이다. 

나의 소견으로는 땅부터 알아보기 전에 현장 경험을 해 보라. 그리고 작물을 선택해야 한다.

인터넷에 돈 되는 작물로 찾아보면 '특용작물' '돈 되는 작물' 등 많은 광고가 뜰 것이다. 이건 조심하라.

그냥 조심하면 된다.

대신 작물을 선택함에 있어 주변의 도움을 받아라. 특히 현장 교육을 가서 정말 많이 이야기 들어봐라.

모르겠으면 연락처 받아 두었다가 가서 물어봐라. 상권조사 하라는 소리다.

사업으로 하면 창업 아이템을 고민해 보라는 소리다.

내가 체력이 안 되는데 엄청난 노동력을 요구하는 작물을 재배한다면 외부 인건비로 지출이 커지게 된다. 

따라서 어릴 적에 시골에서 살았건, 친척 중에 누가 농사를 짓고 있건 이럴 때 도움을 받아라.

백이면 백 안 좋은 소리 할 거다. '힘들다. 돈 안된다. 오지 마라. 등등 이런 이야기를 듣고 아, 안 좋구나'라고 단순하게 생각하지 말고 그분들의 하는 이야기에서 숨어있는 행간의 뜻을 찾기 위해서 노력해 보자. 

땅부터 보러 다니게 되면서 느끼겠지만, 이미 좋은 땅은 없다.

그리고 좋은 땅은 엄청나게 비싸다. 그런 땅에서 농사를 지어서는 수지타산이 안 맞다는 소리다.

집약적으로 생산을 한다면 가능하겠지만, 농사 경험도 부족한데 그게 쉽지가 않다.

그러니 급하게 땅부터 알아보지 말고, 시간을 내 편으로 만들어라.

지금 1~2년 정도 준비를 한다고 손해 보는 것 아니다.

당장은 시간 낭비인 것 같지만, 하지 않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무조건 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반드시 현장 경험을 해보면서 정말 도전해야겠다는 생각이 나의 모든 부정적인 생각을 이긴다면 그때 해도 된다.

조금이라도 흔들리거나 남의 결정에 휘둘리기 시작하면 나중에 고생하게 되는 것은 나 자신이다.

땅은 그저 사업의 도구일 뿐이다. 땅이 뭘 해주는 것은 없다.

아이템도 결정되지 않았는데 무작정 재료부터 사는 사업가가 어디 있는가?

천천히 시간을 내 편으로 만들어서 내 결심을 다지고 다지시기 바란다.

 


 

마지막으로 제 글을 읽어 주시는 분들에게 당부드린다.

돈 되는 작물이 뭐냐, 어디에 하면 좋은지 물어보시는 분들이 있다.

그건 내가 알 수 없는 분야다. 물론, 이야기를 들어주고 함께 고민할 수는 있지만 철저하게 자신이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다. 그 고민의 실타래가 풀리지 않을 때 도와줄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니 많이 고민하고,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생각이 익어가는 시간도 가지시기 바란다.

물론, 많은 질문도 환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