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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일상다반사

[육아블로그] 달팽이 키우기, 하루만에 포기한 사연

by 아라한 GO 2011. 7. 20.




달팽이 키우기, 하루만에 포기한 사연





혹시 최근에 달팽이 보신적 있으신가요? 
저 역시 정말 오랜만에 달팽이 구경을 했네요. 
지난 주에 인근에 산책을 하러 나갔다가 산책로 위로 올라와 있는 달팽이들을 생포해 왔습니다.
물론 달팽이 한번 키워볼려고 잡아 왔는데요... 저의 의도는 아니었습니다. ^^

왠만하면 자연은 그냥 있는 그대로 보고 보존하는것이 최상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훼손하지 않으려는 것이 저의 기본 철학입니다.

달팽이 키우기, 하루만에 포기한 사연


비가 잠시 멈춘 사이 저희 동네에 있는 논, 밭으로 산책을 나갔습니다. 
저는 아파트에 살고 있지만, 5분정도만 나가면 푸른 들녁이 펼쳐져 있거든요.
이제 와이프도 임신 마지막 달이기 때문에 걷기 운동을 많이 하면 출산 할때 도움이 된다고 하더군요.

< 관련 글타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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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되어 있는 논 사이이 산책로를 걷고 있는데. 역시나 지렁이들이 많이 나와 있더군요. 
휙휙 피해서 가다보니... 길 위에 달팽이가 죽어 있는게 보이더군요. 

호옥~~~

'소정아 ~~~ 달팽이 있다~~~' 하고 외쳤더니...
바로 즉각 반응을 하면서 달려 오더군요. 

1시간 정도 산책하면서 20마리 정도는 달팽이를 생포한것 같습니다. 
그중에서 작은 녀석들은 다 원래의 자연으로 돌려 보내주고 8마리 정도 데리고 왔습니다.

저희딸 어찌나 쫑알쫑알 거리는지. ㅠㅠ 
달팽이가 손으로 타고 올라오면...
'야~ 달팽아 손으로 올라오면 어떻하니'

좁은 손바닥에서 서로 겹쳐 있으면...
'아빠. 달팽이가 뽀뽀하나봐요.'

손바닥에 응가를 하면...
'달팽아 응아 할려면 이야기를 해야지'

등등등... 주변 사람들이 없어서 다행이지. 아~~~ 정말 말 많습니다. 

달팽이 키우기, 하루만에 포기한 사연

우여곡절 끝에 달팽이 12마리 정도 놓아주고 나머지 집으로 가져온 8마리!!!
첨에는 풀어주자고 소정이를 설득했습니다. 
이전에도 금붕어 한마리 키우다가 죽었는데. 울고 불고 난리가 났었거든요. 
그뒤로는 동물, 곤충은 되도록 않키우려고 합니다.
정을 주고 키우던 동물이 죽고 나면 후폭풍이 너무나도 거세더라구요.

그래서 그렇게 설득을 했는데도. 이번에는 잘 키울수 있다고
빠득빠득 우기길래 결국 달팽이 집으로 왔습니다.
 

이녀석 완전 웃깁니다. 집으로 들어오면서 집 소개 해 주고 있습니다. 
'여기가 내방이야, 여기는 부엌이고, 여기는 베란다텃밭이야. 저기 방울토마토는 내가 다 따먹었어...' 등등등...
나중에 이녀석을 래퍼한번 키워봐야 겠습니다. ㅠㅠ

달팽이 키우기, 하루만에 포기한 사연


집에 투명한 플라스틱 통에 물을 촥촥 뿌려주고. 상추잎 몇장 해서 넣어 줬습니다. 
그리고 기어나오지 못하게 위에는 방충망 찢어서 덮어 줬습니다. 
한동안 달팽이 들도 신나게 기어 다니더군요. 응아도 여기저기 잘하고 ^^

하지만... 역시나 자연이 아닌 인공 구조물 안에서는 서서히 힘을 잃어 가더군요. 

그때 부터 다시 달팽이 키우기 하는거 다시 생각해 보자고 소정이를 설득하기 시작했습니다. 
쩝. 1차 시도 실패 했습니다.

하지만... 역시... 경험이라는 것이 무섭더군요. 
이전에 금붕어가 어떻게 생을 마감했는지 기억이 나는지, 낮잠을 자고 일어 나서
달팽이가 거의 움직이지 않는것을 보자 마음이 좀 변했나 봅니다. 


달팽이 키우기, 하루만에 포기한 사연


'아빠, 애들이 제가 잘때부터 자더니 계속자고 있어요. 밥도 않먹고 움직이지도 않아요...'

그때부터 2차 설득 들어 갔습니다.
'애들(달팽이) 이러다가 결국 금붕어(이쁜이) 처럼 죽을 지도 몰라...
그러니까... 달평이 엄마한테 보내주자. 소정이 너 잠자리도 잡으면 바로 날려 주잖아...
그렇게 하자...'

결국 그렇게 설득은 성공했습니다...

달팽이 집에서 키우는것 그다지 어렵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수분 조절해 주고 먹이야 베란다텃밭에서 공급해 주면 되니까요. 아니면 베란다 텃밭 화분 하나 비워서 거기에 망으로 두른다음 빠져나오지 못하게 만들어서 상추 몇포기 심어 주면 먹이감도 충분하고 집에서 사육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제가 8마리 잡아서 키우고, 옆집 사람이 10마리 잡아서 키우고 한다면, 결국 나 하나쯤 하는 생각에 자연의 생태계는 조금씩 파괴되어 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내가 소유해서 좋은점도 있겠지만, 결국 나 하나 때문에 모두가 불행해 질 수 있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으니까요. 

아직 저희 딸이 어리기 때문에 제 생각을 이해해 줄지는 모르겠지만, 조화, 공생 이라는 가치를 조금이라도 이해해 줬으면 하는 바램이네요. 우여곡절 끝에 달팽이 키우기 시도는 일일천하로 막을 내렸지만. ㅋㅋ 산책나가면 또 잡았다가 풀어 줬다가를 반복하겠죠. 그래도 이제는 집으로 가지고 오자는 이야기는 하지 않기를 바랍니다.